분쟁조정 사례
응용미술저작물의
무단 사용에따른분쟁

저작권 분쟁은 어떻게 해결할까? 한국저작권위원회는 분쟁 당사자가 분쟁에서 신속하게 벗어날 수 있도록 분쟁조정을 지원하고 있다. 저작권 분쟁 당사자의 합의를 유도하고 성립 시 법원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발휘하는 분쟁조정 제도. 실제 분쟁조정 사례를 통해 분쟁 해결 방법을 모색해 본다.

_ 정은주 한국저작권위원회 조정감정팀 변호사


1. 사건의 개요

신청인과 피신청인은 의류 제조, 판매업을 하는 회사이다. 신청인은 (A) 디자인을 창작하여 (A) 디자인이 사용된 의류를 제조하여 판매하고 있다. 그런데 신청인은 피신청인이 신청인의 (A) 디자인을 무단으로 복제하여 제작한 의류를 판매하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손해배상금의 지급을 구하는 조정을 신청하였다.

2. 본 사안의 쟁점

본 사안은 디자인의 무단 사용으로 인한 저작권 침해에 관한 분쟁으로 신청인의 디자인이 응용미술저작물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저작권 침해 여부 및 손해배상의 범위에 관한 검토가 필요하다.

3. 신청인의 디자인이 응용미술저작물에 해당하는지 여부

우선 신청인의 디자인이 응용미술저작물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살펴보고자 한다. 디자인은 원칙적으로 디자인보호법에 의하여 보호되나 별도의 요건 즉, 이용된 물품과 구분되는 독자성을 충족하고 있는 창작물에 해당되는 경우에는 저작권법에 의해 중첩적으로 보호될 수 있다.

1) 응용미술저작물이란?
저작권법 제2조 제15호에서는 응용미술저작물에 관하여 ‘디자인을 포함하여 물품에 동일한 형상으로 복제될 수 있는 미술저작물로서 그 이용된 물품과 구분되어 독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즉, 현행 저작권법상 응용미술저작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첫째, 물품에 동일한 형상으로 복제될 수 있는 것이어야 하고, 둘째, 미술저작물로서 그 이용된 물품과 구분되어 독자성을 인정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법원 역시 “응용미술저작물로서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기 위하여는 산업적 목적으로의 이용을 위한 복제 가능성과, 당해 물품의 실용적·기능적 요소로부터의 분리 가능성이라는 요건이 충족되어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2013. 4. 25. 선고 2012다41410 판결 등 참조).

2) 사안의 검토
본 사안의 경우 신청인의 디자인은 신청인이 창작한 문양을 여러 가지 색상, 크기, 형태로 표현하고 독특하게 배치한 것으로 그 독특한 형상과 문양에서 미적인 요소를 지니고 있어 물품에 동일한 형상으로 복제될 수 있는 미술저작물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그 이용된 물품인 의류의 경우 각 디자인 도안을 직물에 선염 또는 나염의 방법으로 복제하여 제작된 것으로서 신청인의 디자인은 얼마든지 다른 실용품의 디자인으로도 이용될 수 있어 그 이용된 물품과 구분되어 독자성을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신청인의 (A) 디자인은 저작권법의 보호 대상인 응용미술저작물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4. 저작권 침해 여부

1) 미술저작물의 유사성 판단
다음으로 피신청인이 신청인의 저작권을 침해하였다고 하기 위하여는 피신청인이 신청인의 (A) 디자인에 의거하여 제작하였어야 하고, 신청인과 피신청인의 디자인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인정되어야 한다. 미술저작물의 유사성 여부는 거의 시각적 요소에 좌우되는 바 대개 두 개의 저작물을 전체 대 전체로 대비하여 그 전체적인 느낌과 관념이 유사한지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또한 디자인의 세밀한 개발 정도 및 다양한 표현 가능성의 정도에 따라 그 인정 범위가 달라지는데 디자인의 창작성이나 개발 정도가 크고 표현 방법이 다양할수록 실질적 유사성의 인정 범위는 넓어지고 디자인의 창작성이나 개발 정도가 작고 표현 방법이 제한되어 있는 경우 실질적 유사성의 인정 범위는 좁아진다.

2) 사안의 검토
본 사안의 경우 신청인과 피신청인의 양 디자인을 대비하여 보면 피신청인의 디자인은 색채의 채도에 있어 신청인의 디자인과 일부 다른 점이 있기는 하나 의류에 프린트된 문양의 세부적인 형태와 크기 및 비례, 색채 조합, 배열이 전체적으로 일치한다. 이에 피신청인의 의류 디자인은 소비자로 하여금 신청인 의류 디자인과 매우 유사한 인상과 미감을 안겨주고 있는 것으로 보여 실질적 유사성이 인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신청인은 피신청인의 제품이 제조되기 이전부터 (A) 디자인을 제품에 사용하여 널리 제조, 판매하고 홍보하여 왔다. 무엇보다 신청인과 피신청인의 양 디자인은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거의 동일하므로 양 저작물 사이에 실질적 유사성이 인정되면 기존의 저작물에 의거하여 작성되었다는 점은 사실상 추정된다는 판례의 입장에 따를 때 피신청인의 디자인은 신청인의 디자인에 의거하여 작성되었다고 인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5. 손해배상의 범위

그렇다면 피신청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위와 같은 저작권 침해행위로 인하여 신청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따라서 신청인은 저작권법 제125조 제1항에 따라 복제물의 판매 가격에 판매 수량을 곱한 금액에서 통상 소요경비를 제한 금액 중 (A) 디자인이 기여한 비율에 따른 금액을 산정하여 청구하거나, 저작권법 제125조 제2항에 따라 권리의 행사로 통상 받을 수 있는 금액을 기준으로 청구할 수 있을 것이다.

6. 조정 결과

본 사건의 경우 피신청인은 적절한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분쟁을 조기에 해결하고자 하는 의사를 가지고 있었고 신청인 역시 금전적 보상보다는 무단 사용을 금지시키는 것에 본 조정의 더 큰 목적이 있다고 하면서 적절한 금액으로 합의하기를 원하였다. 이에 양 당사자는 피신청인이 신청인에게 적절한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신청인의 (A) 디자인이 사용된 제품을 모두 폐기처분하는 것으로 합의하여 조정이 성립, 종결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