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에이터와재료 콘텐츠저작권

_ 박종오 리틀송뮤직 대표


지난해 5월 코엑스에서 열린 KOBA(국제 방송·음향·조명기기 전시회)는 기존의 하이엔드 방송음향 장비 위주로 편성되었던 전시회에서 크리에이터 관련 분야 위주의 편성으로 변화된 것을 뚜렷이 볼 수 있었다. 이것은 1인 미디어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으며 어느새 주류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체험적 변화이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시장과 도구가 모두 갖추어졌기 때문인데 모바일 기기의 보급으로 누구나 쉽게 창작자가 될 수 있는 환경에, 유튜브라는 플랫폼이 수익 창출을 가능하게 해줌으로써 혁명적인 1인 미디어 생태계가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이를 증명하듯 유튜브 시청자 수와 시청시간은 기존 방송매체를 매섭게 따라 잡고 있고, 이제는 오히려 광고시장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홍보의 수단으로 동영상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이 알려지면서 개인뿐만 아니라 관공서, 공공기관, 종교인, 정치인, 일반 회사, 방송국까지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모두가 창작자 즉 크리에이터(Creator)화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재이다.

크리에이터가 느끼는 저작권이라는 벽

하지만 영상 콘텐츠를 만드는 과정이 순탄하지만은 않다. 좋은 영상 하나를 만들기 위해서는 콘텐츠의 기획, 촬영을 마치고 나서도 후반 작업(모션그래픽, 자막, 더빙, 배경음악, 효과음 등)이라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때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재료 콘텐츠에 대한 저작권 문제에 큰 벽을 느끼게 된다. 재료 콘텐츠란 창작물을 만드는 데 필요한 폰트, 이미지, 클립아트, 배경음악, 효과음 등 영상의 재료가 되는 요소를 말한다. 이러한 재료 콘텐츠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저작권 인식의 부재로 아무렇게나 사용한 재료 콘텐츠로 인해 유튜브로부터 저작권 위반 경고를 받거나, 삭제되거나,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상황 등을 맞이하여 좌절하기도 한다. 이중 폰트를 예로 들어보면 분명히 무료라고 되어 있는 것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불법 사용이라는 내용증명을 받아 놀라는 창작자들이 많고 벌금까지 내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는 무료의 라이선스 범주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사용하였기 때문인데 이처럼 무료인 재료 콘텐츠는 문제가 생겼을 때 아무도 보증하지 않고 책임져주지 않는 구조로 되어있어 한계가 존재한다. 그렇다고 유료로 사용한 것은 안전한 것일까? 배경음악과 효과음을 예로 들어보자. 애써 유료로 다운로드하여 사용하였지만 중개된 저작물을 구매한 경우는 완벽한 안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저작권을 대리로 맡기던 소유자가 유튜브 내의 시스템인 Content ID를 통해 직접 징수를 시작하게 되거나 저작권을 신탁하던 단체에서 탈퇴하여 징수하기 시작하면 사용 범주와 비용이 달라져 문제가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재료 콘텐츠의 저작권을 미처 확인하지 못함으로 인해 구독자가 수백만인 채널이 갑자기 사라지거나 콘텐츠를 삭제해야 하는 경우가 실제로 빈번히 생기고 있다. 영상을 만들기에도 바쁜 크리에이터들이 저작권 문제 때문에 창작에 어려움을 겪게 되고 완벽한 해법을 찾기 위해 지금도 수많은 웹사이트를 검색하며 전문가들의 의견을 구하고 있다.

창작자들을 위한 재료 콘텐츠의 필요성

크리에이터들이 사용하는 재료 콘텐츠 중 이미지, 클립아트, 폰트 등의 재료는 인터넷이 처음 활용되던 시기부터 널리 이용되어 국내 시장도 어느 정도 자리가 잡혀 있지만, 정지 화상이 아닌 동영상 시장으로 들어오면서 BGM과 효과음, 영상 소스, 모션그래픽 등의 재료 콘텐츠는 지금이 시작 단계라고 볼 수 있다. 현재 이 분야에서 대부분은 해외 플랫폼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선택에 대한 다양함도 부족하고 외국어로 되어있는 라이선스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해 불이익을 당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때에도 소통이 쉽지 않아 구제를 받기 비교적 힘들다. 특히 라이선스가 변경되거나 계약 변경 등에 대한 정보 수집이 어려워 유료로 구매하며 이용함에도 불안감을 가지고 콘텐츠를 제작해야 하는 것이 창작자들의 목소리이다. 또한 해외의 창작물을 번역하여 제공하다보니 한국 정서에 맞는 한국형 콘텐츠를 찾기가 어렵다는 점도 있다. 국내 관련 분야의 재료 콘텐츠를 판매하는 플랫폼이 몇몇 있으나 이 역시 대리중개라는 한계를 가지고 있는 현실은 같다고 볼 수 있다. 이는 대부분 해외 프로덕션이나 국내 프로덕션으로부터 권리를 위탁받아 재판매하는 형식이기 때문인데 새로운 저작권법, 새로운 플랫폼 등 시장 변화가 생기면 기존에 만들어진 콘텐츠의 계약은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유튜브가 생기기 전 만들어진 국내용 영상들을 유튜브에 올리고자 할 때 약관에 위배되는 경우들이 발생한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이러한 어려움은 저작권에 가장 민감한 방송국 관계자들에게 들을 수 있는 내용이다.

앞으로 나아갈 길

크리에이터들이 늘어나게 되면 영상시장 역시 성장하고 당연히 그에 따라 재료 콘텐츠 시장도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된다. 이것은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저작권 시장의 급성장을 견인할 것이다. 그러므로 국내에도 합리적인 재료 콘텐츠 시장이 하루빨리 자리를 잡고 널리 확산되어야 할 것이다. 여기서 합리적이라 함은 첫째, 완벽한 저작권 해결이다. 이것은 저작권을 가진 생산자가 직접 판매할 때만 가능하다. 현재의 대리중개 시스템을 벗어나 콘텐츠 소유자가 직접 판매 할 수 있는 안전한 저작권 제공 시스템의 도입이 시급하다. 둘째, 언어적 한계를 벗어날 수 있게 하는 글로벌화다. 셋째, 적절한 구매 비용이다. 크리에이터들이 합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재료 콘텐츠가 많아진다면 콘텐츠 제작에 도움이 되고 관련된 모든 시장이 선순환을 이루며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판단된다. 단순히 음악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재료 콘텐츠 시장이 활성화되어 더 양질의 콘텐츠가 제작되고 관련 산업이 성장하여 주로 수입에만 의존했던 과거를 벗어나 K-POP에 이어 대한민국이 재료 콘텐츠의 글로벌 강국이 되기를 소망한다. 어느 때보다 저작권에 대한 인식과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 이 시대에 모두가 행복하게 콘텐츠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창작의 자유가 있는 새로운 시대를 함께 열어 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