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 산업에서 안무는 하나의 독창적인 영역으로 존재한다.
몸짓 하나로 그 어떤 언어보다 깊고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때문일 것이다.
K-댄스가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기까지 그 변화를 함께해 온 백구영 안무가를 만났다.
그는 안무를 통해 ‘듣는 음악의 시대’에서 ‘보는 음악의 시대’가 왔다고 이야기한다.
HISTORY
SM엔터테인먼트 전속 퍼포먼스 디렉터
2019
타파하 댄스 스튜디오 원장
2022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 이사
대표안무
EXO
Lotto, Ko Ko Bop, Tempo, Love Shot, 음(카이)
동방신기
Super star, 왜(Keep Your Head Down)
보아
Woman, Amor
세븐틴
Anyone, Rock with you
태민
괴도
퍼포먼스에 스토리를 담아내는 안무가
백구영 안무가의 내공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완성됐다. 안무가가 되기로 마음먹은 십대 이후부터 그가 관심을 둔 건 오로지 춤. 30년에 가까운 시간의 중첩은 대체 불가한 백구영만의 안무 스타일을 일궈낸 핵심 동력이다.
대중에게 이름이 알려진 건 비교적 최근이지만, 사실 업계에서는 오래전부터 아티스트들의 안무가로 유명했다. 엑소, 보아, 동방신기, 세븐틴 등 한류를 대표하는 가수들의 퍼포먼스가 모두 그의 작품이니, 국내 대형 엔터테인먼트들과 함께 K-POP의 역사를 써온 것이나 다름없다. K-POP에서 퍼포먼스는 음악의 흐름과 감성까지 표현해내는 일종의 시각화 작업인 까닭이다. 만약 퍼포먼스가 없었다면 지금의 세계적인 K-POP 열풍도 불가능했을 거라는 게 업계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그만큼 안무가의 감각과 역량이 중요하다는 뜻이기도 하다.
“퍼포먼스는 음악과 결합된 하나의 작품이에요. 저는 안무를 구성할 때 큰 콘셉트를 스케치한 후 스토리를 짜듯 기승전결의 흐름을 만들어요. 동작 하나하나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동작에서 스토리가 읽힐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을 많이 고민하죠.”
곡 재해석을 통해 아티스트의 이미지와 콘셉트에 걸맞은 안무를 만들어내는 백구영 안무가의 손길. 무대 위 화려한 K-POP 퍼포먼스는 그의 창의성이 녹아들어 비로소 완성된다.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 대세가 된 K-댄스
그는 지난해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이하, 원밀리언)’ 이사직으로 합류하며 안무가로서의 영역을 한 차원 더 확장했다. 원밀리언은 SM, YG, JYP 등의 엔터테인먼트에 안무를 제공하는 댄스 스튜디오로 그간 ‘스트리트 우먼(맨)파이터’ 등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대중에게 그 이름을 각인시켰다.
“원밀리언은 가수가 아닌 댄서들의 엔터테인먼트예요. 우리가 아이콘이라는 모토로 움직이고 있어요. 댄서가 중심이 되는 거죠. 오랫동안 엔터테인먼트 업계 안무가로 일해오면서 스스로를 부속품으로 느낄 때도 있었는데, 그런 부분에서 서로가 큰 힘이 되고 있어요.”
K-POP을 넘어 이제는 K-댄스에도 세계의 이목이 쏠리는 것이 현재의 흐름이다. 원밀리언이 운영하는 유튜브 구독자 수는 현재 약 2,620만 명에 달한다. 원밀리언 사옥은 해외 팬들이 사진을 찍고 굿즈를 구입하는 성지가 됐다. 백구영 안무가는 최근 K-댄스의 세계적 열풍과 관련한 다큐멘터리를 촬영하기도 했는데, 파리와 런던 등 현지에서 사람들을 만나며 이러한 흐름을 몸으로 느꼈다고 말한다.
“과거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 고민하느라 스스로 놓치고 있던 긍지나 의미 같은 것들을 요즘은 오히려 외부에서 느끼고 있어요. 비현실적일 만큼의 큰 변화인데요. 이를 보면서 우리가 K-컬처의 글로벌화에 큰 몫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해요.”
안무 저작권 보호를 위한 의미 있는 한 걸음
문화의 변화는 안무가에 대한 대중의 시선까지 바꾸었다. 아티스트 뒤에 가려졌던 안무가가 이제는 방송의 주인공이 되고, 스타 안무가도 생겨났다. 이 같은 변화 중심에서 백구영 안무가는 그 길을 앞서 걸은 선배로서의 책임감을 묵직하게 느낀다. 특히 안무의 저작권과 관련해서는 풀어야 할 문제가 많다고.
“원밀리언의 유튜브 구독자 수가 국내 4위에요. 사람들은 유튜브 수익이 엄청날 거라 생각하지만, 조회수가 아무리 많아도 수익은 음원 저작권자에게 돌아가요. 안무가가 저작권을 가지는 경우는 극히 드문 게 현실이죠.”
이 같은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그는 지난해 뜻이 맞는 이들과 안무창작가협회를 창단하기에 이르렀다. 그는 먼저 안무가 스스로 저작권에 대한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교육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무언가를 바꾼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님을 알기에 회의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꿔야 하는 것이 스스로의 역할임을 그는 잘 안다.
“엔터테인먼트와의 거래 계약서에 ‘저작권을 엔터테인먼트에 귀속한다’는 조항이 있어요. 저희가 표준계약서를 만들어 권고할 수 있겠지만 강제할 수는 없죠. 앞으로 안무에 대한 저작권이 제대로 보호되면 좋겠어요. 그래서 저희 후배들, 후배가 될지도 모를 재능 있는 10대들은 그 혜택을 충분히 누리며 안무가로서 당당하게 활동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무대 위 화려한 퍼포먼스로 전 세계의 눈길을 사로잡은 백구영 안무가. 안무가로서, 안무가들의 선배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짊어진 그의 눈빛에서 K-컬처의 미래가 그려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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